2007.04.07 15:23

성 금요일

조회 수 2290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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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금요일의 기도
이해인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게 해주소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당신을 떠나 보내야 했던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
한 자루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베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
겸허한 어둠으로 엎드리게 하소서

죽음의 쓴잔을 마셔
죽음보다 강해진 사랑의 주인이여

당신을 닮지 않고는
내가 감히 사랑한다고
뽐내지 말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했기에
더 깊이 절망했던 이들과 함께
오늘은 돌무덤에 갇힌
한 점 칙칙한 어둠이게 하소서

빛이신 당신과 함께 잠들어
당신과 함께 깨어날
한 점 눈부신 어둠이게 하소서.



--------------------------------------------------------------------------------

A Prayer on Good Friday
Haein Lee

Grant me today
that I may call upon you
with the deepest and lowest voice.
May I weep over the darkness
embedded within Mary's griving heart,
encountering your unavoidable departure
for the sake of even more souls.

May I also prostrate myself before you
in deep humility
just as Peter bitterly wailed
over his betrayal.

O Lord of love,
You overpowered death
by drinking the bitter cup of death.

May I not boast of imprudent love
without imitating you.

May I be a somber point in the darkness
lying within the stone tomb today
together with those deeply despairing souls
who loved you so deeply

May I be a bright point in the darkness
for having fallen asleep with you,
I shall awaken with you
O Lord of light.
  • profile
    JICHOON 2009.08.07 02:35
    kiki님께서 마음에 품으신 믿음의 속내를 살짝 드러내 보이시는 듯 합니다.
    저로 하여금 경건해 지도록 하시는군요.
  • ?
    가래떡 2009.08.07 02:35
    키키님 요즘 마음의 변화가 많은듯하네요...
    무슨일이 있으신지는 모르지만 답답한일이 있으시면 함께하면 무게도 가벼워지리라 생각해요...
    암튼 날씨도 추운데 밖에서 방황하지 마시고 일찍 들어가세요.
  • ?
    kiki 2009.08.07 02:35
    ㅎㅎㅎ 오늘 밤 짐꾸립니다. 300디님이 함께 해주신다고 해서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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