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펼쳐본 추억의 팥 칼국수

by BMW740 posted Sep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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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개구름이 파란 하늘를  수놓는 가을 문턱에

 무작정 어머님이 그리워집니다.


뜨겁던 여름내내  굽은 허리 이끌고 논으로 밭으로 다니셨을 어머니...

큰아들 목소리가 그리도 반가운지 목소리가 울먹거리십니다.


하루에 버스 한두번 다녔던 시골깡촌 전라도 해남 송지...

농사일 바쁘셔서 언제나 늧은 저녁식사때문에 그 많던 식구들 아우성 소리를 귀에따갑게 들으면서도 도움손길없이

척척해내신 그 맛난 여름날의 팥 칼국수가  너무도 그리웠읍니다.


큰딸 노릇하라며 부족한 손길 도와달라고 하나하나 가르켜주시던 그 음성이 이 가을아침에 귓전에 맴돕니다.

초등학교 코 흘리개 소년은 그렇게 딸노릇 하면서 커갔읍니다.


어제는 그 맛이 그리워 정기모임 전에 작은 추억을 담아 팥칼국수를 끓여봤읍니다.


일하는 틈틈이 팥을 삶고

 밀가루 사러가는 아씨마켓행은 콧노래 저절로 났읍니다.


일은 어느정도 마치고 저녁 식사 5시 30분에 맞춰 부지런히 반죽을 하는동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적셔지더군요.

벌써 멀리와버린 시골소년의 그 모습이 서글퍼도지고....시골앞마당이 너무도 아른거렸으니까요.


기억을 더듬어 흉내는 내봤으나 서툰 솜씨는 감출수없었던점 고백합니다./


초등학생의 마음에 늘 간직되어진 이웃집 친척  누나도 너무도 그리웠던 두어시간이 왜 이리도 빠른지...

반죽해 놓은 밀가루 넓게 밀어 펴고 칼로 썰어놓은 모양새가 일정치않는것도 입가에 번진 추억에 다 감춰졌읍니다.


서툴지만..

팥국물이 넘쳐서 액기스가 빠져버린 밋밋한 맛이라도 회원님들 그릇에 담아낼때의 마음은

이민생활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였다고 고백합니다.


두 그릇 맛있게 먹어준 이공님의 같은세대 시골 소년의 마음에 감사드리며

입맛이 달라 어색한데도 맛나게 두그릇이나 먹어준 블루오션님 감사하고요.

늧게라도 참석해 배고팠던 참에 뚝딱 두그릇먹어준 다큐베이비님 감사하구요..

좋아하지도 않는 팥 칼국수  끝까지 한그릇 비워준 쿨지오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시간 일찍 오시고 열무김치 사다주신 에디타님

빛바랜 시골소년의 추억담을 그리도 감명깊게 들어주시면서 부러워해주시며 옆에서 도와주셔서 감사했읍니다.

두그릇 드시면서 맛있다며 해주신 말씀도 오래 기억할께요...볶아주신 땅콩도요.


아... 모임 끝나고 남은 팥칼국수를 투고해 가신 나무님도 감사합니다.

다 식었지만 꼭 맛보고싶다셨는데 ....


소박했던 나의 팥 칼국수 저녁은 이렇게 끝이났읍니다.


9월 정기모임 저녁식사에 참석해주신 회원님들 감사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