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님께 드리는 공개 서한

by 깡쇠 posted Mar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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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님 안녕하세요?       정회원 깡쇠입니다. 


전시회 때 뵙고 요즈음 정기 모임 때 마다 다시 뵙게 되어서 아주 반갑습니다.

이렇게 공개 서한을 받게 되셔서  놀라셨다면 죄송스럽지만 한편으로 제가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이 있어서 이렇게 자판 앞에 앉았습니다.

오해 마시길. 강아지님께 대한 불편한 마음이 아닙니다.

신입 회원으로서, 또는 사진을 시작하시는 초심자로서 아사동을 방문하시고 열심히 참여하시고 알아 보시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카메라에 대해, 렌즈에 대해 열심히 알아 보시더군요.

기존의 회원분들도 여기에 성심 성의껏 조금은 너무 건조하지 않고 재미있게 답변을 해주시고 아무쪼록 유익한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잠깐!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저의 생각과 여러 사진 선배들의 조언 그리고 여기 저기서 주워들은 잡학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이어 갑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자칫 위험한 편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이 카메라라고 하는 장비를 필요로 하는 활동이다 보니 장비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여기에 치우치다 보면 정말 중요한 몇가지를 간과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시작은 .....아시죠?  유행가 제목 처럼"잘못된 만남"으로.......

사설이 길어진 관계로 결론 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카메라나 렌즈는 사진의 필요조건이지 필요 충분 조건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기에 카메라와 렌즈가 아무리 프로페셔널들이 이용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힘있는 사진, 시선과 마음을 이끄는 좋은 이미지의 결과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에서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격하게 주장합니다. 

그져 보급형 DSLR이나 Mirrorrless의 바디와 렌즈로도 충분합니다. (물론 비싼 프리미엄군의 제품이 좋기도 하지만 뭐가 왜 좋은지 표현의 측면에서....)

현재 까지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이정도의 장비를 보급형이라는 레벨로 만드는 것이지 어떤 결함을 상징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아웃 포커싱, 색상의 표현 등....아무런 하자 없습니다. 

문제는 사용자입니다.  


물론 사진의 발달사는 카메라의 발달사와 같이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카메라는 태동기의 카메라 옵스큘라, 카메라 루시다 부터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 까지 170여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변화 발전 할지는......

하지만 우리가 주시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그 발전의 방향입니다.

한마디로 카메라의 소형화 그리고 자동화에 대한 성취입니다. (이부분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너무 스토리가 늘어지는 관계로 생략합니다.)



저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모든 카메라는 소지하기에 충분히 소형화 되여 있고, 노출과 촛점의 자동. 반자동.메뉴얼 아무런 하자 없이 사용 목적에 충분히 부합 합니다.

특별한 용도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 패셔널이 아닌 아마츄어 입장에서 현행의 장비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사실 좀 과할 정도입니다.

장비가 업그레이드 됐다고 그 사람의 사진 결과물에 대한 감동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저는 아직까지 확인한 경험이 없습니다. 

풀프레임이면 아웃 포커싱이 어떻고 광각이 어떻고....줌렌즈는 어떻고 단렌즈는 어떻고.....캐논은 색이 어떻고 나이콘은 포커스가 어떻고.....

개인적인 견해로 한마디로 "불소의 똥~"입니다.

정확히는 제조사들이 좀 더 많이 팔아 먹겠다는 논리에 놀아나는 꼴 이기도 합니다.

요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뭐 2년 약정 끝나면(?) 바꾸는 습관 때문인지도 모르고.... 




결론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좋은 사진입니다.

특히나 요즘과 같은 이미지 홍수시대에 사진을 한다는 말은 어찌 생각해 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창작의 관점에서, 어렵게 찍었는데 뻔하면.....) 

그러다보니 좋은 사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서로 조언을 나눌 수 있는 벗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사동과 같은 사진 동호회에서 그런 견해를 나눌 수 있는 벗을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최소 2년 이상 아사동 활동을 열심히 하신 정회원 중 아무나 붙잡고 대화해 보십시요.

먼저 장비 얘기 하시지 말고 이렇게 질문해 보십시요. 


"일반적으로 님이 생각하는 좋은 사진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사진은 눈에 보이는 것을 찍는 것인가요?  보았던 것을 찍는 것인가요?"

"사진은 과학인가요? 예술인가요?"

"아마추어 인데도 사진에 공부가 필요한가요? 뭐 대충 취미로 하는건데...."



아마도 위에 대한 시원한 대답과 함께 이렇게도 답변하실 겁니다.


"우선 소유하신 장비의 메뉴얼을 반복해서 숙지하세요. 모르는 어휘가 많이 나와서 처음에는 조금 어렵다고 느끼실 겁니다.

조리개 F5.6이 어떻고.... 심도가 깊고 엷고..... WB가.... 등등 

하지만 이건 어려운게 아니고 생소한 겁니다. 어쩌면 시간을 주고 익숙하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카메라를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지에 대해 방향성을 정하고 고민하는 스스로의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일상적이고 사소한 평범함들을 관찰하고, 선행 작가들의 이미지를 학습하고, 창조적인 표현을 고민하고.

그런 의미에서 사진 기술서와 더불어 특히 사진 입문서.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선행 작가에 대한 책을 구입해서 최소 2회 이상 반복해서 읽고 

누군가와 반드시 이야기해 보세요.

권장 사항이 아니라 필수 입니다.

그리고 장비 이전에 이것이 사진의 시작입니다.

창작에서 아마츄어와 프로의 구분은 의미 없습니다.

같이 한번 잘해봅시다."



강아지님!

2년 이상 정회원 분들께 진짜 이렇게 한번 질문해 보세요. 반드시. 분명히 이렇게 답변할 것이 확실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상의  아사동의 힘이고 실력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아지님의 건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