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 12월 에세이)

by 서마사 posted Dec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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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 Carver 의 단편 소설집 Cathedral ( 대성당)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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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오해로 인해 서로 죽일듯한 심정으로 만난 두 사람이 마주한 순간.


빵집 주인인 사람이 

" 일단 내가 방금 만든 따스한 빵이 있으니 이것을 드시고 이야기는 차차 하세요.. 여기 따스한 차도 있습니다."


자식의 죽음의 충격으로 몇일 동안 식사도 못했던 사람은 따스한 차와 빵 한조각을 먹는 순간 그렇게 터질듯하게 짓누르던 가슴의 응어리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나 보다.


그렇게 그 사람들을 아무도 없는 빵집에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밤을 지새웠다는 이야기가 단편의 내용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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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 깊숙이 쌓아놓고 있는 사연들이 있다. 아마도 어떤것들은 죽을때까지 무덤에 같이 갈 이야기가 있을수도 있다. 그렇게 쌓이것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곪아서 썩어가는데 그것을 꺼냏어 놓을 힘 조차 없을때.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 소설들은 대부분 ... 이렇게 결말을 맺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고 해서 모든것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속에서 곪고 있는 상처를 꺼낼수 있는 힘을 줄수 있는것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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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ver라는 단편에서는 가출한 아내, 엉망이 된 집과 애기들, 모든것이 엉망진창 되어버린 인생이 갑자기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심한 독감후에 훌훌 털고 일어날수 있듯이 마음속에서 엉키고 설킨 심정들이 입밖으로 내보냄으로 치료가 될수 있을것이라고 믿는다.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은 스토리도 거의 없고 케릭터도 없지만 읽고 나면 무엇가 계속해서 머리속에서 맴도는 Something 이 있다. 우리는 그 Something을 공유할 누군가가 필요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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