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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값에 대한 이해

by JICHOON posted Jun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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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carlzeissclub.com)


간혹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조리개와 관련해서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당최 이해가 안되신다는 분들도 계셔서 오늘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심지어 좀 카메라에 권위가 있다고 하시는 분의 글에서도 좀 황당한 설명을 접할때가 있습니다. 저 라고 아주 완전한 설명을 한다고 보장은 못하지만 진실은 밝혀야하기에... 


렌즈가 밝네 어둡네하는 얘기를 들어보신적 있으시지요? 렌즈가 밝다 어둡다는 말이 렌즈알의 순도, 청결성, 투과율 등에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고 계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군요. 렌즈를 깨끗하게 잘 만들면 빛이 잘 투과되기 때문에 밝은 렌즈가 되는 것이라는 이런 설명을 하시는 분들을 제가 본적이 있는데(아사동에서는 아닙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 제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리고 조리개 값(Aperture Value)에 대해서도 궁금해 보신 적 있으세요? F1.4, F1.8, F2, F2.8 이렇게 쓰여있는데 숫자가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표기 방식은 F1.4라고 쓰기도 하고 f/1.4, F/1.4, 1:1.4 또는 1/1.4로 쓰기도 합니다. (F의 뜻이요? 몰라요.....) 


카메라를 만질때 마다 늘 접하는 것인데 누가 물어보면 대답은 정확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 진사들의 책임아니겠습니까.  물론 상대방이 이해를 하느냐 못하느냐는 듣는 사람의 문제이니 거기까지는 뭐 신경안쓰셔도 됩니다만. 혹시나 아직 여러분들 중에 잘 모르고 계셨던 분들이 계시면 기억해 두셨다가 써먹어 보세요.


먼저 F1이 무슨 뜻인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렇게 F1에 대해 쉽게 말한다고 이런 렌즈가 흔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전 말만 들어봤지 구경도 못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빛이 들어간 양과 나온 양이 똑같으면 F1이라는 것으로 설명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그건 초보에게 빨리 답해주고 빠져 나가고 싶을 때 써먹는 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혀 틀린 말입니다.  최소한 우리 사진 배우는 사람들끼리는 그렇게 설명하시면 곤란합니다. Bluepenguin님이 Canon 50mm F0.95렌즈를, Docubaby님이 Voigtlander 25mm F0.95렌즈를 가지고 계신데요. 이 렌즈를 위의 논리로 설명하면, 적은 양의 빛이 들어가서 많은 양의 빛으로 뿜어져 나온다는 뜻이 됩니다. 들어간 빛 보다 더 뿜어내 주는 렌즈라는 것인데 이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수 없는 물건이요, 혹시 이런 물체가 존재한다면 이것은 300만광년 떨어진 곳에서 오신 우주인이 주고 가신 물건입니다.


조리개값을 정확하게 설명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만약 이 수식이 부담되신다면  이후의 설명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조리개값=촛점거리 / 조리개의 지름 (즉, 촛점거리 대비 조리개 지름 비율)


우리가 쉽게 접하는 50mm렌즈를 예를 들자면, 이 렌즈안에는 조리개가 있고 이 조리개의 구멍크기는 크게할수도 있고 작게 할수도 있습니다. 이 조리개 지름이 50mm까지 커질수 있다면 이 렌즈는 F1.0인 렌즈입니다. 

단렌즈로 많이 사용하는 50mm F1.4인 렌즈는 조리개의 최대 개방 지름이 35mm라는 뜻입니다. 

Docubaby님의 25mm F0.95렌즈는 렌즈의 촛점거리는 25mm이고 조리개의 최대 개방 지름이 26mm까지 열린다는 뜻입니다. 

아래 그림은 50mm F1인 렌즈와 50mm F2인 렌즈를 비교한 것입니다. 조리개구멍의 지름이 F1인경우는 50mm이고 F2인 경우는 25mm입니다. 

Screen Shot 2012-06-15 at 11.02.28 AM.png



위에 그림에서 조리개날이 렌즈 사이에 들어있어서 이상하다구요? 이것은 이글의 주제는 아니라서 간단히만 설명하자면, 위의 렌즈는 논리적으로 그린 것이지 실제 렌즈는 아닙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렌즈는 그 안에 여러개의 렌즈알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것을 전체로 보았을때 하나의 논리적인 렌즈로 그려낼수 있고 그 렌즈의 중심에서 센서표면(스크린)까지의 거리가 촛점거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렌즈 중심에 조리개를 장치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정확하게 중심에 설치해야만 하는 것인지, 중간 즈음에 설치하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촛점거리가 조리개 날이 있는 곳에서 센서까지의 거리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 저는 촛점거리가 변경되는 줌렌즈의 경우는 조리개의 위치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제가 잘 몰라서 이부분은 좀 잘 아시는 분이 후속 강좌글을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리개를 렌즈 앞이나 렌즈 뒤에 추가로 설치를 할수 있는 것으로봐서 꼭 중앙은 아니어도 될 것 같은데 차이는 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 궁금하여라...


우리는 조리개 구멍크기가 크면 빛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습니다. 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방법은 기술적으로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위의 그림과 같이 조리개구멍의 "면적"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행적으로 렌즈제작회사들은 조리개링을 딸깍딸깍 돌릴 때 마다 이 조리개 구멍의 면적이 반으로 줄거나 배로 늘어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약간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50mm F1.4 단렌즈를 들여다 보면 조리개값이 1.4 - 2 - 2.8 - 4 - 5.6 이런식으로 적혀 있는데 이 숫자에 대한 해설은 약간의 산수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원의 면적이 두배가 되거나  절반이 되고 하는 것은 원의 (반)지름의 제곱승 또는 제곱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추억의 산수: 원면적은 3.14 X 반지름2  기억나십니까?)


조리개값과 조리개구멍면적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아래 표를 작성했습니다. 

(실은, 다른 분이 작성하신 표가 맘에 들었었는데 조금 문제점이 보여서 제가 약간 수정했습니다. 복잡하다구요? 쩝... 어쩔수 없습니다. )


Screen-Shot.png


F1일때를 절대 기준으로 했을때 조리개값이 한단계씩 조여질수록 조리개구멍의 면적은 1/2, 1/4, 1/8, 1/16 이런식으로 줄어듭니다. 전후값으로 상대 비교를 하면 배로 늘거나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되구요.

그리고 조리개의 지름은 1/1.414, 1/2, 1/2.828, 1/4 이런 비율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 값에서 조리개값(F1.4,  F2,  F2.8...)을 따온 것입니다. 즉, 그 숫자들은 그 조리개구멍의 면적이 배가 되고 반이 되는 경우의, 촛점거리 대비 조리개 지름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면, 50mm F1이라는 렌즈가 있다고 했을때 F1은 조리개가 지름 50mm로 열려있다는 뜻이고 이때의 조리개 구멍의 면적은 3.14 x (50mm/2)2이므로 1,963mm2입니다.

이 면적의 반(981mm2)을 만들기 위해 조리개값을 한단계 딸깍 돌려주면 F1.4가 됩니다. 정말 F1.4일때의 조리개 구멍의 크기가 F1일때의 반인지를 확인해 보자면,  F1.4라는 얘기는 50mm / 1.414라는 뜻이므로 조리개의 지름이 35mm로 열려있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이때의 조리개구멍의 면적을 계산해 보면 3.14 x (35mm/2)2 = 982mm2가 됩니다. (1mm2다르다구요? 쩝... 할말 없음.)


이런식으로 조리개 구멍 면적이 배로 늘고 반으로 줄고 하는 것을 촛점거리와 비교한 조리개 구멍 지름 비율로 나타낸 것이 그 이상한 F숫자의 의미입니다.


근데 위의 표에는 없는 F1.8은 뭐냐구요? 그 구멍이 배로 꼭 늘고 줄라는 법은 없지요. 업체에서는 자기네들이 만들수 있는 조리개 최대지름값을 기준으로 해서 그 수치를 적은 것입니다.  50mm F1.8인 렌즈는 50mm F1.4렌즈보다 쌉니다만 제작이 F1.4보다는 수월했는가 봅니다. 이 렌즈가 F2에서 F1.8로 조리개값을 변경하면 그 구멍의 면적이 두배가 좀 안되게 늘어나는 것입니다.

보통 표준 줌렌즈로 F2.8인렌즈를 많이 쓰는데 저는 F2.4인 렌즈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즉 같은 촛점거리렌즈의 F2.8인렌즈보다는 조금더 조리개구멍의 면적이 커서 빛을 더 받아들였다는 뜻이됩니다.

좌우간 위의 표의 F값은 그 조리개구멍의 면적이 배가 되고 반이 되는 경우의 지름 비율만을 찾아서 적은 것이므로 렌즈 제조사가 임의로 그 사이의 숫자를 넣을 수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표에보면 F0.7이라는 것이 적혀있는데 이런 렌즈가 있냐구요? 지금까지의 설명대로 F0.7은 F1일때 보다 두배 크기의 조리개 구멍 면적을 갖을 수 있는 렌즈라는 뜻입니다. 만약 이런 렌즈가 있다면 일단 렌즈구경이 클것 같군요. 일반 카메라용으로는 저도 못봤는데 작은 센서에 쓸수 있는 렌즈로는 F0.85까지는 나와있는 것을 봤습니다.  


왜 F1, F0.95 이런 렌즈들이 비쌀까요? 만들기 어렵기 때문일까요?  그냥 렌즈알을 크게 만들고 조리개지름이 더 넓게 나오게 만들면 F0.7도 간단하게 만들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제품들이 안나올까요?  뭔가 광학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는 모양인데 저도 공부를 좀 해봐야 알것 같습니다. 언뜻 유추해 보기로는 F1, F0.95 인 경우 조리개구멍이 크기 때문에 조리개날 바로 끝자락을 통과한 빛은 심하게 꺽여져서 센서에 도착해야하고 또한 그 맺힌 이미지를 선명하도록 하려면 광학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부족한 저를 대신해서 누가 잘 설명을 해주시면 좋으련만.


그나저나, 풀프레임바디에도 쓸수 있는 F0.95렌즈를 가지고 계시는 Bluepenguin님은 도대체 얼마를 지불하셨을까 갑자기 확 궁금해 집니다. 

http://www.ebay.com/sch/i.html?_trksid=p5197.m570.l1313&_nkw=canon+f0.95&_saca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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