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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시카고 (소환3)

by Happyfish posted Jun 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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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t Location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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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카고 부모님 집에 와 있어요. 

위의 사진은 아버지의 사진들입니다.  


시카고의 풍경을 담아내고 싶은데, 이번에는 그냥 푹 쉬기만 하다가, 소환 마감이 되어 아버지 사진으로 반칙을 합니다.

아버지는 지난 십수년 똑딱이 사진기 하나 들고 여름에는 자전거를 끌고, 겨울에는 진돗개 한마리를 끌고

시카고 여기 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다운타운에서는 유독 하늘을 보며 시카고 건축물의 지붕, 하늘과 닿는 건물의 꼭대기를 많이 찍으셨는데, 전 그 시선이 참 좋아요.


아빠, 노출, 초점 그런 거 좀 가르쳐주세요. 라고 하면 난 몰라, 그냥 auto로 다 눌러버려. 하시던. ㅎㅎㅎ


한국에 큰 사업을 벌이시다 IMF 아픔을 겪으시며, 

기나긴 좌절의 시간, 매일 사진기를 들고 도시와  공원, 숲속 자전거 길을 걸으시던 그 때, 

전 참 못난 딸이여서 아버지의 엄격함과 고지식함에 숨막혀 했고 화도 나고 해서 멀리 멀리 도망가버리기만 했습니다.   

한 번도 같이 옆에서 걸어드리지 못했죠.


일년에 한 두번씩 겨우 볼 때마다  부쩍 더 할아버지가 되어 가시는 아빠.

이번에도 살갑게 하지 못하고 떠나는 거 같아,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그래도 늘 사랑한다는 마음은 아실까요. 

사랑해요. 

아빠.







* 아버지의 예전 사진은: http://www.picturetrail.com/brianhan

  요새는 저도 안하는 facebook 을 하시더군요. ㅎㅎㅎ


(소환마감 6/28 오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