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물

둘리 그리고 흑백사진

by JICHOON posted Apr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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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기공룡 둘리를 아시나요?

 

옛날~ 옛적에 ~~  김수정씨의 만화 아기공룡는 저에게 너무나 큰 감동을 준 만화였습니다.

당시에 월간 보물섬이라는 옴니버스 만화책에 연재되었었는데 다음편을 기다리는 그 기간은 즐거움 반, 고통 반...

 


 

제가 둘리만화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한컷 한컷 정지된 장면 사이의 속도감과 예상치 못한 그 다음 컷, 그리고 두 컷 사이에 많은 상상을 즐겁게 할수 있게 한다는 점이였습니다.

둘리가 히트를 쳐서 컬러로도 만화책이 나오고 영화로도 나왔습니다만 흑백 만화책이 주었던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색을 확인하고 동작을 확인하고 난 후에 오는 허탈함이란..

 

언제부터인가 집에서도 손쉽게 컬러 인쇄를 하고, 홈 비디오가 손쉽게 촬영되어 플레이되는 시대속에 살고 있습니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고 볼때마다 또 새로운 면을 발견할수 있는 것은 사진이 아닌가싶습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뺄셈의 미학이라고 하는데 전적으로 동감을 합니다. 이런 사진의 매력때문에 비디오 장비에는 선뜻 손이 가지를 않게 됩니다. 그냥 가족 다큐멘터리용으로 쓸때 외에는 쓸일이 없더군요.

 

저는 예전에 흑백사진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노이즈 은폐가 필요한 경우에만 흑백사진으로 전환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사동에서 줄기차게 흑백사진을 올려주시는 몇몇 회원님들의 사진을 보다가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둘리의 추억이었습니다.  흑백사진에서는 컬러가 주는 시각적 잡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좀더 깊이있는 이야기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내 경험에 익숙한 색들로 채워진듯한 착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흑백사진, 컬러사진 저는 모두 좋아합니다만, 요즘은 특히  흑백사진에 마음이 많이 와닿네요.

고화질의 컬러비디오가 메꿔줄수 없는 스토리와, 포베온 센서로도 담을수 없는 색을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상상의 즐거움과 절제의 미학이 흑백사진에 있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즐거운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abc-2.jpg


(부연 설명: 교과서에는 시선이 가는 곳에 공간을 두라고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침 떼는 딸을 담으려면 저는 이 구도가 더 맘에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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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으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