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7 10:33

(10월 ) 황치우 시집

조회 수 120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황치우 시



어느날 나는  흐린주점에서 앉아 있을것이다.





초경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직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흠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밑에 전가족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을 나와 나는

바깥을 거닌다. 바깥:

누군가 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버릇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옷걸이에서 떨어지는 옷처럼

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버리고 싶은 생: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 없다

글쎄, 슬픔처럼 상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므로,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완전히 늙어서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잡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먼 눈으로 술잔의 수위만을 아깝게 바라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아름다운 폐인을 내자신이

견딜 수 있는가. 이리라   










SDIM2523.jpg











남자 나이 50 넘어가면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속옷처럼 흐물흐물 발에 걸리적 거리는 인생이 되어버린다.

집에 돌아와도 누구 하나 반기는 사람없고 어릴때  껌딱지 처럼 달려와 안기던 딸아이도 어느날 부터 서먹서먹해지기 시작한다.

아내도 이제 남편은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다고 소파에 조용히 앉아있는 나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기 일수다.



3P3P3612.jpg







젊은 시절 민주화를 외치던 그 뜨겁던 신념은 가늘어져 버린 종아리 근육처럼 얇디 얇은  똥고집만 남아 세상 썩어돌아가는 현실도 못본척, 못들은척, 모른척 말귀 못알아듣는 구시대의 꼰대가 되어버렸다.




3P3P5332.jpg









3P3P5805-Edit.jpg








어느날 딸아이가 나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자동차를 구입하고, 아파트를 얻어서 독립해서 나가는 날..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 이제는 아빠가 아니라 그 녀석이 알아서 다 도와주겠지..당연하지”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뒤에서 딸아이를 도와주었을 “ 그 녀석”의 싱그럽고 환한 미소가 생각나면 왠지 모르게 괜시리 입안이 텁텁해 지는것을 느꼈다.




F6K91770.jpg










그래서 마치 내 심정을 알아주는듯한 표정을 짓는 강아지나 쓰담으면서 창문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것이다.




3P3P5654.jpg








Who's 서마사

profile

서마사는 을에 는 사람입니다.

서마사는 졸라 메라를 랑하는 모임 꼬카사 소속입니다.

서마사는 먹을것을 주면 한없이 부드러워 집니다.

 

  • profile
    판도라 2016.10.27 11:24
    "아름다운 폐인 견딜수 있는가..." 아버지시니 멋지게 견뎌내시는 거죠~^^
  • profile
    서마사 2016.10.27 11:31
    승질 드러분 편집장님이..재떨이 만지작 거리면서 판도라님좀 잡아오라고 하던데요?
  • ?
    열_마_ 2016.10.27 11:45
    애고.... 고....

    때묻은 쪼리 한짝!
  • profile
    서마사 2016.10.27 11:54
    요즘 우리 신세를 보여주는것 같지 않나요?...짝잃은 쪼리한짝..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흑...ㅠ ㅠ
  • ?
    열_마_ 2016.10.27 11:59
    이 글을 읽고 제가 결심한 건... 이번주 주말 어디가서 카드로 확~ ㅎㅎㅎ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웃으면서 달려보자 푸른들을
    푸른하늘 바라보며 노래하자
    내 이름은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캔디
  • profile
    서마사 2016.10.27 12:01
    아..~~ 다음주에 누구네 집에 남편이 부엌에서 손들고 서있는 모습이 목격되겠군요.

소모임 게시판

소모임 활동에 관련된 글, 자료, 공지, 문의, 사진 등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소모임과 관련없는 글은 관리자가 적절한 게시판으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신공격, 사실여부의 확인이 필요할수 있는 글, 미풍양속을 저해하거나 일정 갯수의 비추천, 신고가 접수된 글은 사전 동의없이 삭제, 수정될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공식소모임 출판할수 있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가격도 70페이지 한권에 $7.47 이면 프린팅된 책을 만날수 있고..당연히 ebook 도 제작되고.. 한글도 프린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http://www.blurb.com/pricing#/tab/trade-books?_k=0kas3r 지금까지 몇... 6 서마사 2016.10.31 120
» 공식소모임 (10월 ) 황치우 시집 황치우 시 어느날 나는  흐린주점에서 앉아 있을것이다. 초경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직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흠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 6 file 서마사 2016.10.27 120
60 공식소모임 2주차 숙제 숙제를 초읽기에 쫒겨 했습니다. 밖에 나갈 시간이 없어서 대충 아무대나 카메라를 들이 댔습니다. 빠른 물체를 찍을려고 강아지를 뛰게 했는데 주인 닮아 게으른 놈이라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안합니다. 열심히 강... 1 file 기차 2016.09.30 97
59 공식소모임 조작반 2주째 숙제 안녕하세요 2주째숙제 올리겠습니다~ 조금씩더 알아간다는게 너무 좋은거같아요^^ 숙제1. Exposure Metering  - 배경- 밝은 창가서있는 간호 천사님 Multi center spot 숙제2 : 야외에서 인형이 야외에 나오니 많이 ... 6 file 써니 2016.09.28 111
58 공식소모임 Snuggie - 조작반 수업 2번째 숙제. 안녕하세요. 한 주를 수업없이 지나갔더니.. 게을러 졌는지... 지난주에 찍어놓고... 이제야 업로드 하네요..ㅎㅎ 이공님 죄송합니다.. 계속 숙제 신경쓰게 해드려서 ㅎㅎㅎ 엄청난 이공님의 숙제 압박...ㅋㅋㅋ 자 ... 4 file Snuggie 2016.09.28 99
57 공식소모임 (9월) A walk in the woods 숲은 사람을 침묵하고 사색하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이 있다.   Bill Bryson이란 작가 는아팔라치 산맥을 조지아에서 부터 출발하여 북쪽 끝인 메인주까지 연결되는 아팔라치아 산맥을 종주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결... 13 file 서마사 2016.09.26 122
56 공식소모임 소모임출판 - 9월분 숙제 14 file 아날로그 2016.09.26 183
55 공식소모임 Metering,etc. 숙제 기양 찍어봤습니다. =P 4 file 캐리스 2016.09.25 100
54 공식소모임 늦은 숙제... 가로등 빛 번짐입니다. 앞에 대상이 초점이 다 나갔었네요 ㅠㅠ 카메라 프레임으로 봤을때는 몰랐었는데... 숙제를 너무 늦게 올렸네용 ^^;; 6 file 자몽귀신 2016.09.19 90
53 공식소모임 Depth Of Field and Aperture 워놓을 물건도 마땅한게 없고... 시간도 없고... 이래서 숙제는 미리미리 해야 하는건가 봅니다. 잘 알면서도 안되는것이 숙제...ㅋㅋㅋ 일단 급한대로 쉽게 구할수있는 물건을 세워놓고 찍었습니다. 이번 사진들은 ... 13 file hvirus 2016.09.17 123
52 공식소모임 동네 가로등 빛 갈라짐... 평일엔 도저히 숙제할 시간이 없고... 토욜 새벽부터 밀린 숙제 다 해서 이제 올립니다. 각 사진의 F 값과 셔터 시간을 비교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각 조건별로 빛 갈라짐이 다르게 나오는것을 아실 수 있을 ... 4 file hvirus 2016.09.17 87
51 공식소모임 왕초보 기초반 첫수업 숙제 숙제 올리는게 늦었습니다... ^^ 카메라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도 잘 모르겠고, 아사동 게시판에 올리는 것조차도 저에겐 쉽지 않네요...! 근데, 참 재밌어요! 5 file 캐리스 2016.09.16 127
50 공식소모임 숙제 자동차 수동기어 조작 처음 배우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겐 한걸음 한걸음이 다 새롭습니다. 지도해 주시고 도와 주시는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7 file 기차 2016.09.14 139
49 공식소모임 숙제 4. 조리개의 따른 심도 숙제 4 조리개의 따른 심도 촬영입니다. 이번 숙제는.. 뭔가 장소의 협소함과 정물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 올려보겠습니다. 보이시나요? 조리개값이 올라갈수록.. 심도가 높아지는 ... 7 file Snuggie 2016.09.14 109
48 공식소모임 숙제 3. 가로등 불빛 숙제 3 가로등 불빛 촬영입니다. 가로등 불빛 촬영하라는 숙제를 받자마자 떠오른 장소는..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고 야경을 찍으러 갔던 축구 경기장안 도로... 이전에는 도로가 참 이쁘다고 생각 했었는데... 경기... 10 file Snuggie 2016.09.13 113
47 공식소모임 숙제 2. 보케 숙제 2 보케 촬영입니다. 불빛을 어떻게 구해야되나 고민고민 끝에 컴퓨터 LED 불빛을 활용하기로 하구선 보케 첫 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촬영해놓고 보니... 불빛의 수도 너무 적고 컵 포커스도 제대로 안잡... 8 file Snuggie 2016.09.13 105
46 공식소모임 초보반 숙제 보케 제출해요 아무래도 더는 미루면 안될것 같아서 올립니다.. 보케사진이 시웠어요라고 말하기 어려운.. 뒤에 둥글둥글 물방울을 어떻게 하면 이쁘게 할수있을까 고민도 많이 해볼수있는 시간이었어요.. 실내에서 촬영한거라서서... 9 file 써니 2016.09.13 120
45 공식소모임 카메라 기초 조작반 저두 숙제를 했습니다. 너무 어둡게 나왔나요? 8 file Abe 2016.09.12 97
44 공식소모임 오늘의 숙제...끝... 오늘 조작반 (조작기초반) 첫 수업이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총 8분의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이 제시간에 모두 참석을 해 주셨습니다. 쿨지오님의 매서운 감시(?)속에 열성적인 이공님의 수업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24 file hvirus 2016.09.10 178
43 공식소모임 출판소모임 (아버지 2) 8월분의 숙제 입니다. 서마사님 말씀대로 그저 할수 있는 만큼만 해보려 합니다. 제가 쓰는글은 허구가 들어가 수필입니다. 진짜도 아니고, 가짜도 아니고... **** 참 재미있다, 오히려 신이 나려고 한다. 아버지가 ... 1 file 유타배씨 2016.08.26 1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Next
/ 13
aaa